교회를 옮기신다구요? 왜요 ??

나는 어릴 적부터 침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왔다.
그래서인지 교회와 관련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일이 낯설지 않다.
요즘 주변에서 교회를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이유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목사님 말씀이 은혜가 안되서요.” " 통~~~ 은혜가 안되요.. 은혜가 없어요.."
“목사님 말씀이 너무 좋아서요.” “말씀이 너무 은혜로와요..저에게 딱 맞는 말씀이에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교회를 다니는 목적이, 내 귀에 캔디처럼 달콤한 말을 듣기 위함일까? 듣고 싶은 이야기만 찾아다니는 걸까?? 유명한 점집 순회하듯.....
물론 말씀은 중요하다.
그러나 교회를 ‘이동’할 정도의 결정이라면,
그 앞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 이유가 과연 상식의 선에서, 합리적인가를 먼저 묻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사, 거리, 물리적 환경 같은 명확한 사유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교회 이동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 공동체 안에서의 불편함,
혹은 기대와 현실의 간극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 상황 속에서 나는 어떤 스탠스를 취했는가를
정직하게 돌아보는 일은 의외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종종
“말씀이 안 맞아서”,
“영적으로 채워지지 않아서”라는 말로
모든 이유를 정리해버린다.

하지만 말씀의 ‘좋고 나쁨’, ‘품질’이라는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
교회 선택의 가장 큰 기준이
내 취향에 맞는 설교인가,
내가 듣기 편안한 언어인가라는 질문으로 돌아온다.
만약 내가 지금,
어떤 교회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무엇을 볼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시간적 투자, 물질적 지원등의 부담을 주지 않는 교회, 강한 교인으로서의 의무를 먼저 요구하지 않는 곳을
첫 번째 기준으로 삼을 것 같다.
나는 구원을 받았음을 선언적을 전제하고, 내가 기대한 것을 먼저 만나고, 누리고 싶은 것이 교회를 찾은 목적이라.. 나중에 다가올 , 필요한(?) 헌신의 강도보다 나에게 온기를 주는, 새로운 가족, 사람으로 먼저 인정하고, 존중하는 공동체인지를 고민할 것이다.
또 하나는
주변에서 들리는 교회에 대한 평판이다.
아마도 그 평판 역시
목사님과 교인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완전히 객관적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공동체가 밖으로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된다.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기준들.
교회의 위치, 건물, 공간의 분위기.
그 안에서
내가 숨 쉴 수 있는지,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되는지,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조금 솔직해지자면
‘여기나오면 재미있을까?’라는 질문도 해본다.
이 말이 가볍게 들릴 수 있지만,
사람은 오래 머무는 곳에서
기쁨이 전혀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교회 선택 기준이 존재할까?

완전히 객관적인 기준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이런 질문들은
상당히 건강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이 교회는 사람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는가
- 다름을 문제로 만들기보다, 품어낼 여지가 있는가
- 헌신 이전에 성숙을 기다려주는가
- 공동체 안에서 질문이 허용되는가
- 떠나는 사람을 쉽게 정죄하지는 않는가
어쩌면 교회를 선택하는 기준은
‘어디가 더 좋은가’보다
내가 어떤 신앙인으로 서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말씀이 귀에 달콤한 교회가 아니라,
내 삶을 비추고
때로는 불편하게 만들더라도
나를 조금 더 정직하게 서게 하는 공동체.
나는 그런 교회에 대해 조금 더 오래 고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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